VLCC 스팟 운임이 급등세를 보이며 중동-중국 노선의 용선료가 하루 12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일반적인 손익분기점인 3만 달러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일시적 이상현상인지, 반등의 신호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에 따르면 29일 기준, 중동-중국 노선의 운임지수인 WS(World Scale)는 전 영업일 대비 30.44포인트 상승한 128.61을 기록했다. VLSFO(초저유황유)를 사용하는 VLCC의 경우 하루 12만 달러, 스크러버가 장착된 고유황유 사용 VLCC는 하루 용선료가 12만 5000달러에 달한다. 한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나쁘지 않지만, 이번 급등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중국 CNOOC가 WS90으로 계약한 VLCC가 선적일을 지키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고, 이후 재계약된 VLCC는 WS122.5로 이전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유니펙(Unipec)과 쿠웨이트 KPC도 WS120대의 높은 운임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전반의 운임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산 원유의 증산과 인도의 대체 수입도 VLCC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OPEC과 자발적 감산국의
지난 31일 한국해양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찾은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안벽에 들어서자 거대한 해상 크레인이 위용을 뽐냈다. 이곳엔 대형 조선소의 상징과도 같은 골리앗 크레인은 없다. 대신 붉은색 해상 크레인이 바다를 미끄러지듯 가로지르며 무게 3000톤에 달하는 블록을 들어 올린다. 좁은 야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HJ중공업이 자체 개발·도입한 ‘스키드 공법’이다. 배 한 척에는 160개가 넘는 블록이 들어간다. 이를 도크 밖에서 최대한 조립한 뒤 단번에 옮긴다. 이 공법을 통해 도크 점유 시간을 줄이고 연간 건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영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도크에선 새롭게 건조 중인 선박 블록 용접 작업이 한창이다. 한동안 ‘희망 버스’, '고공 농성' 등 극심한 노사갈등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영도조선소가 완전히 되살아났다. 현재 영도조선소의 2·3·4도크는 2028년까지 수주 물량이 꽉 찬 상태다. 국내 최초 도크였던 1도크는 노후로 매립돼 기념석만 남았다. 영도조선소는 1937년 설립된 국내 최초 조선소다. ‘대한민국 조선 1번지’이자 독도함·마라도함 등 한국 해군 함정의 상당수를 건조한 ‘특수선 명가’로 꼽힌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오랜
일본 조선소만 고집해온 그리스 JHI Steamship이 이번에는 국내의 케이조선에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신규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JHI Steamship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발주처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JHI Steamship은 최근 케이조선과 11만 5,000dwt급 탱커 '2+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선가는 약 7,500만 달러로, 총 계약 규모는 옵션 포함시 약 2억 2,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들 선박은 기존 연료 추진방식으로 건조돼 2027년 말부터 2028년 초 사이에 인도될 예정이다. JHI Steamship은 현재 LR2 탱커 1척과 벌커 5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조선소에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2척(JMU), 캄사르막스급 벌크선 1척(Oshima Shipbuilding), 아프라막스급 탱커 1척(Sumitomo Heavy Industries)을 건조 중이다. JHI Steamship은 그간 “최고급 일본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을 통한 성장 전략”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스미토모중공업(Sumitomo Heavy Industries)이 내년 1분기를 끝으로 상선 건조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MSC와 프랑스 CMA CGM이 전례없는 중고 컨테이너선 매입 행보가 입방아에 올랐다. 양 선사의 공격적인 선박확보 전략이 중고선박 시장을 사실상 ‘고갈’시키며, 중소 선사들의 운항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크 마리타임(Folk Maritime)의 CEO 폴 헤스트백(Poul Hestbaek)은 지난 5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제5회 Capital Link 해양포럼'에서 “MSC와 CMA CGM은 단순히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선박 구매가 아니라, 시장 자체를 말려버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들 대형 선사의 집중적인 선박 매입은 힘의 균형을 재편하고 있으며, 중소 선사들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양 선사의 공격적 중고선 매입이 단순한 운항 확대를 넘어, 시장 내 선박 가용성을 제한함으로써 경쟁사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고 컨테이너선의 공급이 급감하면서,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선사들은 운항 노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해운시장의 경쟁구조를 단기적으로는 집중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운임 상승과 서비스 다양
HD한국조선해양이 원자력추진 컨테이너선 설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원자력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원칙 설계 승인을 획득한 HD한국조선해양은 북미 항로에서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시도하는 설계는 연료탱크나 깔때기가 필요없는 전방 수용 트윈 스케그 구조를 채택해 기존 선박 대비 약 5%의 추가 화물적재가 가능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식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선박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며, 원자로는 기관실 수준의 공간에 탑재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벙커연료 없이 21노트 속도로 운항할 경우, 아시아-북미 간 태평양 횡단 왕복 운항기간이 기존 60일에서 40일로 단축될 수 있어 연간 최대 5회 추가 항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의 원자로개발업체 테라파워(TerraPower)와 협력해 부하 추종 기술을 개선하고 있으며, 초임계 CO₂ 사이클을 활용해 항만에서의 운항시 전력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회사의 장광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MR 기반 컨테이너선은 안전성과 추진시스템 발전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라며, “충돌, 좌초,
글로벌 해운업계가 노후 컨테이너선의 폐기 결정을 주저하면서 최소 500척의 노후선이 여전히 시장에서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트국제해사협의회(Bimco)는 “이들 선박은 폐기 준비가 완료된 상태지만, 현재 시장 여건 속에서 여전히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테이너선단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의 비중이 25%에 달하며, 이는 197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imco는 이 같은 현상이 향후 수년간 선박 폐기 및 선단 구조 재편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imco의 해운부문 수석애널리스트 닐스 라스무센(Niels Rasmussen)은 “정상적인 스크랩 선령을 초과한 선박들이 여전히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850척의 컨테이너선이 해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후 컨테이너선 증가는 최근 해운시장의 불확실성과 운임 변동, 선박 공급과잉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사들이 노후 선박을 폐기하지 않고 운항을 지속하는 것은 단기적인 수익 확보와 운항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며, “다만 이는 장기적으로 선박 효율성과 환경 규제 대응 측면에서 부담이 될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부과 권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남용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5일 열린 2시간30분 간의 공개 변론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 3명을 포함한 다수의 판사들이 트럼프가 긴급권한을 이용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적법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는 미국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며, 이는 의회의 핵심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닐 고서치 대법관 역시 대통령의 권한 남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에 따르면 “의회가 외교·무역·전쟁 권한까지 대통령에게 위임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관세 부과 권한이 ‘수입 규제’라는 문구로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인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케탄지 브라운 잭슨 역시 관세의 합법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반면 일부 판사들은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국제 비상경제권법(IEEPA)이 외국과의 무역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만큼, 관세 역시 그 범주에
영국 최대 선주사 조디악 마리타임(Zodiac Maritime)이 삼성중공업과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베트남의 PVSM 조선소에서 수주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의 총액이 약 3,411억 원(미화 2억 3,900만 달러)이라고 발표했으며, 구매자는 라이베리아 국적의 해운사라고 밝혔다. 이는 조디악 마리타임이 자사 선박을 라이베리아에 등록해 운용하는 관행을 감안한 것이다. 조디악 마리타임은 해운업계의 거물 에얄 오페르(Eyal Ofer)가 이끄는 오페르 글로벌(Ofer Global) 그룹의 계열사로, 글로벌 원유운송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갖고 있다. 이번 수주는 조디악이 고효율·친환경 선박 확보를 통해 선단 현대화를 가속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협력 관계를 체결한 베트남 조선소가 본격적인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조디악과 같은 대형 선주사의 신뢰 확보는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완화 움직임이 항만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해운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양국 간 무역전쟁 '휴전'이 발표되면서, 중국은 항만요금이 협상 의제에 포함되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했으며, 펜타닐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는 20%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건화물선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부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컨테이너선, 건화물선, 유조선 및 가스선 등 다양한 선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항만 수수료의 일시 중단,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중 간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그간 확대와 완화의 반복 사이클을 보여왔으며, 이번 긴장 완화는 해운업계에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무역 갈등 휴전은 미국 대두 시즌과 맞물려 벌크선 시장에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해운업계의 중장기
머스크(Maersk)가 올 3분기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 감소를 기록했지만, 얼라이언스 'Gemini' 효과와 비용절감 전략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머스크의 CEO 빈센트 클럭(Vincent Clerc)은 6일 컨퍼런스콜에서 “효율성 한계를 돌파했다”며, "3분기 동안 전 부문에서 강력한 순차적 물량 증가와 엄격한 비용 통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142억 달러, EBIT는 61% 감소한 12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다. 머스크는 특히 'Gemini'가 완전하게 가동된 첫 분기였던 이번 3분기에는 북미 해운시장의 약세를 상쇄할 만큼의 계절적 물량 성장이 관찰됐다고 진단했다. 해양 부문은 전년 310만 FEU에서 340만 FEU로 증가했으며, 남북 항로는 4.4% 증가한 110만 FEU, 지역 내 항로는 5.4% 증가한 71만 6,000 FEU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2025년 연간 EBIT 가이던스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해 30억~35억 달러를 제시했다. 클럭은 “가이던스의 최고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는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