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올 3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역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U가 내건 러시아 가스수입 감소 정책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에 따르면 EU는 올 3월 러시아산 LNG를 24억 6000만㎥, 중량 기준 178만 톤을 수입했다. 이는 전년 3월 대비 38% 급증한 것으로, EU가 러시아 LNG를 구매한 역대 최고 월간 기록에 해당한다. 수입 물량은 전부가 북극 야말 LNG(Yamal LNG) 프로젝트에서 공급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구조적으로 LNG가 부족하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때 러시아산 물량은 여전히 가장 접근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EU는 지난 25일 단기 계약 금지 조치를 발효했으며, 이어 장기 계약 금지 조치를 2027년 1월 1일 발효키로 하는 등 러시아 LNG에 대해 단계적 금지 조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금지 시점을 앞두고 유럽 트레이더들은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라”는 '사재기' 전략을 쓰고 있다. 정책 목표와 시장 현실이 완전히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EU의 수입 증가와 동시에 러시아의 LNG 생산도 사상 최대
HD현대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해군연구청의 핵심 연구과제를 수주하며 미 해군과의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미 해군연구청(Office of Naval Research, ONR)과 함정 성능개선 등 연구 과제 두 건에 대한 수주계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ONR은 미 해군성 소속으로 미국 해군과 해병대의 과학기술 개발(R&D)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Arlington)에 위치한 미 해군연구청 청사에서 진행된 이날 계약 체결식에는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장광필 부사장과 미 해군연구청 레이첼 라일리(Rachel Riley) 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수주계약으로 HD현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함정 성능 개선 과제를 수행한다. HD현대가 확보하고 있는 첨단 디지털 선박 기술력을 바탕으로, HD현대중공업과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김용환 교수)가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또 HD현대는 첨단 제조 기술력을 토대로 함정 건조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도 수주했다. 이 연구는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에서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ONR 과제 수주를 통해 HD현대는 미 해군과 함정
국제해사기구(IMO)가 4월 27일~5월 1일 영국 런던 본부에서 개최하는 제84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4)에 해운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탄소가격제(Global Carbon Pricing Mechanism) 도입을 둘러싼 회원국들 간 충돌과 그 결과는 넷제로 프레임워크(Net Zero Framework)의 향후 운명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지난해 4월 찬성 57표, 반대 49표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열린 ISWG-GHG-21(온실가스 실무그룹)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62개국이 프레임워크 지침 개발에 적극 참여했으며, 이 중 39개국은 연간 100억~120억 달러 규모의 탄소가격 수익 배분 논의에 직접 관여했다. 지난해 기권, 연기 표를 던졌던 국가 일부도 이번에는 협상에 복귀했다. 일부 대표단은 이를 두고 “프레임워크 지지 연합이 조용히 결속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 진영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탄소가격 요소를 전면 삭제할 것을 제안했고, 사우디아라비아·UAE·러시아·아르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MASGA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방산업계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설계사업에 잇따라 참여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핵심 전투함 시장은 여전히 유럽과 캐나다가 장악하고 있어 K-조선의 성과는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각각 미국 현지 파트너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 해군 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했다. NGLS는 최소 10척 이상의 노후 보급함을 대체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은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디펜스USA를 기반으로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이번 참여를 계기로 MRO 사업까지 대미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조선사가 미 해군 함정 사업에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동안은 MRO 등 제한적 참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이같은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정작 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념설계는 출발점일 뿐"이라며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실제 건조까지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본 게
이란이 18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며, 미국이 시행 중인 해상무역 봉쇄가 해제되기 전까지 모든 선박의 주요 수로 통과를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봉쇄 해제 이후에도 전쟁의 ‘완전하고 최종적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엄격히 제한된 통항, 통항료 부과, 선박 점검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조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최고보안기구가 공동 발표했다. 이는 불과 하루 전 '무제한 접근 허용'을 시사했던 기존 입장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한 해협의 핵심 항로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못박았다. 한 중동지역 해운 애널리스트는 “이란은 그간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카드로 활용해 왔지만, 이번 조치는 통제권을 완전히 재확립하겠다는 정치·군사적 신호"라며 "선사들은 다시 고위험 체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봉쇄 해제 이후에도 모든 선박에 통항료 부과, 선박 점검 의무화, 통항 시간 및 항로 제한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해협을 사실상 이란의 관리감독 체제 아래 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럽의 선박보험업계 관계자는 “통항료와 점검 의무화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정치적 통
이란 전쟁으로 만들어진 '걸프 육상회랑(Gulf Land Bridge)'이 전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물류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UAE·바레인 등 GCC(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들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해상·항공 화물의 대체경로를 구축했고, 47일 만에 완전한 새 물류 생태계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사우디의 물류기업 Flow Progressive Logistics 의 CEO 아흐라프 엘릴리(Ahraf Ellili)는 최근 IRU(International Road Transport Union) 주최 토론에서 “관련 국가 모두가 물류 생태계에 협력했으며,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했던 일들이 47일 만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 후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정상화되더라도, 사우디는 물류 허브로서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 국제회랑(Saudi International Corridor)은 킹 압둘아지즈 항(King Abdulaziz Port)과 킹 파흐드 산업항(King Fahd Industrial Port), 그리고 주베일 상업항(Jubail Commercial Port)을
장금마리타임이 지난해 말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매입 드라이브를 통해 60척 이상의 중고 VLCC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해운물류 전문지 로이드리스트(Lloydslist)에 따르면 장금마리타임은 지난 6개월 동안 총 64척의 VLCC를 매입했으며, 이 중 49척은 이미 인도 완료됐다. 매입된 VLCC 중 상당수는 MSC와 연계된 조직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중고 VLCC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도 물량을 쏟아낸 국가는 그리스였다. 그리스 선주들은 전체 매매물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특히 조지 프로코피우(George Prokopiou)가 이끄는 다이나콤 탱커스(Dynacom Tankers Management)는 13척을 장금마리타임에 매각했다. 탱커업계의 한 중개인은 “VLCC 시장의 가격이 고점에서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자 그리스 선주들이대량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장금마리타임은 MSC의 자본력을 등에 업고 이 매물들을 거의 독점적으로 흡수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에너지 트레이딩기업 BGN 인터내셔널(BGN International)로부터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Very Large Gas Carrier) 4척을 수주했다. 선박은 9만 cbm급 규모에다 이중추진 방식이며, 총 계약 규모는 6,747억원(4억 5,600만 달러)이다. 인도 시점은 2029년 하반기로 예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LNG운반선과 LP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분야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대형 가스선·이중연료 추진엔진·친환경 설계에서 뚜렷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BGN의 이번 발주는 HD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을 재확인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BGN 인터내셔널은 제네바와 두바이를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더다. 이번 발주는 최근 트레이딩 업체들이 운송 자산 내재화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 그리고 운임 변동성 대응을 위해 선박을 직접 확보하는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BGN의 해운 담당 임원 오잔 투르굿(Ozan Turgut)은 “이번 계약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BGN은 에너지 트레이딩과 해상 물류를 통합해 보다 강력한 밸류체인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2년 만에 자동차운반선(PCTC) 수주에 성공하면서 PCTC 시장 복귀를 알렸다. HD현대중공업은 16일 유럽 소재 선사와 PCTC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금액은 약 3,985억원(척당 약 1억 3,450만 달러) 수준으로, 선박들은 오는 2029년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발주사로 이스라엘 선주 라미 웅가르(Rami Ungar)가 이끄는 레이 카 캐리어스(Ray CarCarriers)를 지목했다. 이 선사는 지난해 말에도 HD현대중공업에 VLCC를 발주하는 등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번 계약은 지난 2년 간 사실상 중단돼 있던 한국 조선업계의 PCTC 신조 시장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TC 시장은 2022년 이후 발주가 급감했지만 친환경·대형화 트렌드가 다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의 수주도 이같은 흐름에 따른 것으로, 그간의 중국 독주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주된 선박은 이중연료(Dual-Fuel) 사양으로, LNG 또는 저유황유(VLSFO)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설계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의 주요 조선소까지 2029년까지 도크가 모두 채워졌다. 이에 시장은 '가격 중심'에서 '납기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일본 선박수출협회(JSEA)에 따르면 일본 조선소의 지난해 말 기준 오더북은 2,407억 2,800만GT로, 2029년까지 약 3년 6개월치에 해당한다. 선종별로는 벌크선이 73%로 가장 비중이 높으며, 컨테이너선과 기타 선박 유형이 17%를 차지한다. 일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고부가 LNG선이나 해양플랜트보다는 리스크가 낮은 벌크선과 중형선 중심 전략을 택했다"며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지만 슬롯 안정성에서는 가장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 슬롯까지 꽉 차면서 이제 협상의 중심은 가격이 아니라 납기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조선소의 한 임원은 "조선업이 이제는 ‘시간을 파는 산업’이 됐다"면서 선주들은 ‘싸게’보다 ‘빨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슈퍼사이클의 그림자도 뚜렷하다. 특히 한국 조선업은 슬롯은 있는데 사람과 부품이 부족한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엔진·밸브·단열재 등 기자재 공급 부족과 숙련공 인력난, 절단·블록 공정 병목 등이 납기 지연과 비용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