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미 동안에서 진행 중이던 주요 해상 풍력 프로젝트 5건의 건설을 전격 중단시키면서 해상 풍력 산업이 '흔들'거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와 수천 개의 일자리, 그리고 200만 가구 이상에 공급될 전력이 상실될 상황에 놓였다.
앞서 지난 22일 미 내무부는 국방부의 기밀 보고서에서 제기된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동안 인근에서 건설 중이거나 막바지 단계에 있던 모든 대형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즉각적인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의 대상에는 Vineyard Wind 1, Revolution Wind, Coastal Virginia Offshore Wind(CVOW), Sunrise Wind, Empire Wind 1 등이 포함됐다.
더그 버검(Doug Burgum) 내무부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최우선 임무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적대적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인구 밀집 지역 인근 대규모 해상 풍력 단지가 초래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안보 위험을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거대한 풍력 터빈 블레이드와 타워가 군 레이더 시스템에 간섭을 일으켜 표적 탐지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풍력 산업계는 이같은 우려는 이미 수년간의 검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검증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에 치명적이었던 것은 중단 시점이다.
스카이본 리뉴어블스(Skyborn Renewables)와 외르스테드(Ørsted)의 합작 프로젝트인 Revolution Wind는 해상 기초 설치를 완료하고, 총 65기 중 45기의 터빈이 설치돼 공정률 약 80%에 도달한 상태였다. 이 프로젝트는 로드아일랜드와 코네티컷에 704MW를 공급하는 20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된 것이다.
또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가 개발 중인 Empire Wind는 공정률 60% 이상으로 약 31억 달러의 장부가치 중 28억 달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이미 조달된 상태다. 현장에는 수십 척의 선박과 약 1,000명의 작업자, 100개 이상의 협력사가 투입돼 있었다.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의 CVOW 프로젝트는 첫 전력 생산을 '수개월 내'로 앞두고 있었다. 총 2,600MW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미 동부 최대 군사 시설, 세계 최대 군함 제조사, 대형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돼왔다.
에너지 기업과 노동조합, 산업 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청정전력협회(ACP, American Clean Power Association) CEO 제이슨 그루멧(Jason Grumet)은 “중단된 프로젝트들은 모두 트럼프·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미 엄격한 국가 안보 검토를 거쳤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에서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모든 기업에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안겨준다”고 반박했다.
해상 풍력업체의 한 CEO는 “미국을 후퇴시킬 위험이 있는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수천 명의 노동자를 불확실성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장기 지연이 전력망 신뢰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CVOW가 중단될 경우 전쟁, 인공지능, 민간 핵심 인프라를 떠받치는 전력망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대규모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연방 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풍력 승인 중단 지침을 무효화한 지 수 주 만에 내려졌다. 패티 사리스(Patti Saris)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달 초 “행정절차법(APA)에 따라 허가를 무기한 보류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해상 풍력업체들은 현재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