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해상 물류와 도서 지역 교통을 책임지는 연안해운 산업이 중동상황으로 인한 유례없는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위기에 처했다.
전국 55개 연안여객선 사업자와 850개 연안화물선 사업자 일동은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육상-해상운송간 유가 역전…해운업계 경영난 가중
연안해운업계는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보호를 받는 육상 경유(1,820원대)보다 해상용 경유(2,400원 예상)가 훨씬 비싸게 공급되는 등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26년 2월 리터당 790원이던 여객선 면세 경유는 4월 1,600원대까지 치솟아 단기간 내 200%가 넘는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화물선 과세 경유 역시 2개월 만에 66% 폭등한 2,38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4월 1일 자 경유 가격이 여객선 면세 경유 1,692원, 화물선 과세 경유가 2,382원으로 책정된다면, 여객선사는 적자 폭이 더욱더 심화되고 화물선사는 경영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실제 인천에서 소형 화물선으로 생필품을 운송하는 한 업체 대표는 “1항차 운항 시 이윤은 약 30만 원인데, 선박 유류비만 80만 원이 추가로 발생해 고스란히 적자를 떠안아야 한다”며, “배를 세워두는 것이 나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업계는 육상 화물자동차와 동일하게 화물선박에도 형평성 있는 정부 정책을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섬 주민 불편가중과 국가 산업 물류난 발생
사업자들은 이번 위기가 단순한 업계의 경영난을 넘어 국가적인 민생 및 물류난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호소했다.
연안여객선은 섬 주민의 유일한 대중교통이자 의료·행정 서비스를 잇는 혈맥이며, 연안화물선은 철강, 시멘트 등 국가 전후방 산업의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필수 수단이기 때문이다.
만약 운항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섬 주민의 생활 불편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제조산업 전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및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 정책 건의
이에 전국 연안해운 사업자 일동은 정부의‘공정’가치에 부합하는 다음과 같은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첫째, 육상 운송분야와 동일하게 해상에도‘선박용 경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서 급격한 유가 변동에 대비한 구조적 안전망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둘째,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여객선에도 한시적으로‘유가연동보조금’제도를 신설하고, 화물선을 포함한 선박의 유가연동보조금 지급구간 상한액을 최고가격과 연동하는 현실화 조치를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관계부처 간 협력을 통한‘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서 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해운업계 자구 노력에도 한계봉착... 정부지원 절실
한편, 연안해운 대표 단체인 한국해운조합(회장 문충도, 이사장 이채익)은 업계의 경영난 완화를 위해 조합 내 적립된 약 17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활용하여 유류 구입비용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선사들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 다양한 자체 지원책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폭등하는 유가 인상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개별 선사들 또한 경제속도 운항, 불요불급한 비용 감축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지금 당면한 유가 폭등은 이례적인 수준의 재난으로, 해운조합과 개별 선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라며,“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 없이는 정상적인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