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박연료인 벙커의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한 압박을 받으면서 벙커 가격이 중동 전쟁 이전 대비 두 배로 치솟은 것은 물론 지역별로 큰 편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부산항의 벙커 가격은 전 세계 최고로, 항만경쟁력에 큰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벙커링 정보제공업체인 Ship & Bunker에 따르면 12일 초저유황유(VLSFO)는 톤당 1,005달러, 고유황유(HSFO)는 톤당 862달러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VLSFO–HSFO 스프레드는 톤당 143~166달러 가량이다.
이같은 가격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수준과 비슷하다.
가격이 오르기도 올랐지만 문제는 지역별로 VLSFO 가격이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아시아는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싱가포르에서 VLSFO 가격은 톤당 1,085.50달러, 푸자이라는 1,052.50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선 벙커 공급 중단과 공황 구매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며 "중동 원유 공급 차질로 아시아 정유사들도 벙커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은 벙커 가격이 높은 싱가포르항이나 홍콩항보다도 사정이 더 열악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싱가포르 VLSFO 가격이 2월 27일 521.50달러에서 3월 10일 1,050.50달러로 상승할 때, 부산항에선 528달러에서 3월 10일 1,290달러로 뛰었다.
부산항 관계자는 "부산의 벙커링 환경이 싱가포르에 비해 열악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높은 가격은 항만 경쟁력에 치명타"라고 지적했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해운 애널리스트 크리스 로버트슨(Chris Robertson)은 “특정 항만에서 벙커가 부족하면 선박이 몰리며 '혼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조적으로 미국 동안 및 유럽 항만에선 벙커 공급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낮은 수준에 가격이 형성됐다.
VLSFO는 로테르담에서 톤당 775.50달러, 휴스턴 716.50달러, 뉴욕 731.50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VLSFO–HSFO 스프레드도 톤당 5~42달러로 그다지 크지 않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벙커 공급망은 심각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으며, 4월에는 벙커 확보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머스크 CEO 빈센트 클럭(Vincent Clerc)은 "전 세계에 석유는 충분하지만, 필요한 곳에는 없다. 항만 도착 시 벙커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벙커를 옮기는 완전히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을 “코로나19 초기의 혼란과 유사한 전례없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올덴도르프 캐리어스(Oldendorff Carriers)의 스콧 버제론(Scott Bergeron) 전무는 “지금은 벙커 견적 자체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4월 벙커 확보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