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로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운항 준비가 첩첩산중이다.
선사 선정과 화물 확보, 보험 가입, 러시아와 미국의 '승인' 등 난제가 겹쳐있지만 해양수산부의 준비작업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김성범 장관대행 체제일 때부터 선사와 접촉하는 등 준비작업을 해왔다. 올 1월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민간협의회를 출범한 이후 3, 4월 선사 간담회와 면담을 거쳤다. 현재 선사들은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험운항에 나설 선사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대신 해운업계에서는 김성범 장관 업무대행의 업무처리가 '고압적'이라는 반감만 감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수부가 자기들이 독단적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 계획을 세우고 발표해 놓고는 부담은 전부 산하기관과 업계에 떠미루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의 드라이브에 한국해운협회에서도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명과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 5월 공모 돌입…선사와 화물 '미정'
해수부는 일단 다음달 공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참여기업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고, 해운협회와 업계,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에서도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결정된 부분은 시기와 선박 종류 및 규모 정도다.
운항시기는 오는 9월이고, 선종은 컨테이너선, 규모는 3000TEU급 내외다. 벌크선 투입은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 불확실하다.
선사가 결정되면 국적 사관 및 선원 승선, 보험 가입, 화물 확보, 지원 쇄빙선 모색 등을 처리해야 한다. 내빙선을 용선할 수도 있지만, 쇄빙선 지원을 받을 경우 국적선사 보유 선박을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 러시아와 미국, 양측 '승인' 얻어야
북극항로 시험운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한 지정학적 변수를 넘어야 한다.
러시아 연방정부와 북극항로 업무를 맡은 원자력공기업 로사톰(Rosatom)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현실적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긍정' 또한 얻어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복잡한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둘 다 만만찮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2022년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냉각됐다.
정부는 러·우 전쟁 발발 직후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대러 제재는 물론 독자 제재의 강도를 계속 높였다. 이에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는 등 크게 반발했고,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체는 상당한 피해를 봤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2년 3월 첫 대러제재에서 57개를 고시했던 수출통제품목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3년 2월 741개, 같은 해 12월엔 682개, 2024년 9월엔 243개가 추가됐다.
북극항로만 놓고 보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일방적으로 러시아의 북극항로용 쇄빙 LNG운반선 건조에서 철수하면서 법적 쟁송까지 얽혀 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지난 2월 "한국의 북극항로 개발 계획에 러시아 내 북극지역의 항해 및 해양 안전 문제도 포함된다"며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지 않고는 실행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도 미지수다.
해운업계의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일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나 공공기관 그 어느 곳도 미국과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 인사는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실무 준비를 잘해 놓고도 정작 시험운항이 불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