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호주 방산시장에서 오스탈(Austal)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호주의 방산조선업체 오스탈은 지난 6일 호주 정부와 전략적 선박건조협약(Strategic Shipbuilding Agreement, SSA)을 체결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협약을 통해 오스탈은 자회사 Austal Defence Shipbuilding Australia를 설립해 Tier2 수상전함을 본격 건조하게 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Austal Defence Shipbuilding Australia는 18척의 중형 상륙정과 8척의 중형 상륙함 건조를 포함한 LAND8710 프로그램의 주계약자(Prime Contractor)가 됐다. 주계약자인 만큼 Austal Defence Australia는 군함 설계부터 건조, 설치, 시험, 인도까지 전 과정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18척의 중형 상륙정은 건조가 2026년 1분기 계약 확정 및 2032년 최종 인도까지 약 8년간 진행된다. 사업 규모는 10억~13억 호주달러(약 6억 5000만~7억 75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8척의 중형 상륙함 건조사업은 올해 말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정부는 이번 협약에 대해 "오스탈이 위치한 서호주의 헨더슨(Henderson)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조선 일감을 확보해 지역 경제와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헨더슨은 호주 내 양대 조선 단지 중 하나다.
이번 협약에서 특징적인 것은 호주정부가 Austal Defence Shipbuilding Australia 지분의 ‘주권 지분(Sovereign Share)’과 함께 콜옵션 권리를 확보해 외국계 대주주 등장 시 공정 시장가치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다분히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는 그간 오스탈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최대 19.9%까지 보유 확대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반대로 오스탈은 공개적으로 한화오션의 지분 매입에 반대하고 있다.
오스탈의 패디 그레그(Paddy Gregg) CEO는 지난 6월 "중국이 해군력을 태평양으로 확장하는 이 시기에 한화가 호주의 방산기업을 인수한다면 호주의 조선업 재건 의지가 훼손될 것"으로 우려했다.
오스탈은 또 미국정부의 한화 지분 확대 승인과 관련해서도 승인 범위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