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주 연속 컨테이너 스팟운임이 하락하면서 정기선업계가 북유럽 항만들의 '혼잡'에 거는 기대감이 은근하다.
유럽 최대 항만인 로테르담항과 벨기에 앤트워프·제브뤼헤항의 운영 차질은 연일 악화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로테르담항의 컨테이너선 운영은 래셔(Lasher)들의 파업이 무기한 연장되면서 사실상 정지상태에 빠졌다. 래셔 노조는 10일 사측의 임금인상 제안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파업을 계속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AIS 신호에 따르면 머스크, CMA CGM, 하팍로이드, COSCO 등의 선박들이 로테르담 남쪽 정박지에 잔뜩 대기 중이다.
로테르담항 관계자들은 “수입 컨테이너의 25%, 수출의 40%가 식품”이라며, 파업 장기화시 소매업체와 의료서비스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기업 단체는 로테르담법원에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긴급 소송을 제기했다.
10일에는 가자지구 전쟁반대를 요구하는 활동가들이 로테르담항 진입로를 막으며 시위를 벌였고, 11일에도 도로를 차단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돼 있어 주말 내내 물류 마비가 예상된다.
벨기에 앤트워프·제브뤼헤항 상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연방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해 무기한 쟁의행위에 돌입한 도선사전문협회는 작업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Kuehne+Nagel은 “최대 휴식 시간과 결합된 조치로 인해 운송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트워프항에서는 65척의 선박이 대기 중이며, 27척이 지연되고 있다. 제브뤼헤항에서는 7척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앞으로도 이들 항만에서 며칠간 선박 도착 및 출발이 심각하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북유럽 주요 항만들에서의 이같은 물류 차질은 단기적으로 운임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선사들이 15일부터 도입을 하려는 FAK 인상과 맞물려 시장에 일시적 반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테이너 스팟운임은 중국의 골든위크 연휴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17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드류리의 세계컨테이너지수(WCI)는 9일 주요 동서 항로에서 운임이 소폭 하락했다.
노선별로 로테르담–상하이 노선이 전주 대비 2% 떨어져 FEU당 1,577달러를 기록했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노선은 1% 하락해 FEU당 2,17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소폭 반등했으나, 전문가들은 장기 하락에 이은 기술적 반등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프레이토스(Freightos)의 수석 애널리스트 주다 레빈(Judah Levine)은 “태평양 횡단 및 아시아–유럽 무역 모두 연말까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골든위크 이후 성수기가 끝나면서 1월 중국 설날 전까지 수요가 소강상태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