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조선업계가 국내 기술로 제작된 LNG 극저온화물창의 상용화에 재도전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초기 모델(KC-1)의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된 SK해운 소속 LNG운반선 2척에 차세대 국산 화물창(KC-2)을 적용해 개조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KC-2가 대형 LNG운반선에 처음 적용되는 사례로 기록된다.
KC-1이 실패한 선박은 SK해운이 보유한 17만 4000㎥급 LNG선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다. 두 선박은 2018년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것으로, 국산 LNG 화물창 KC-1이 처음으로 상용 적용된 사례였다.
그러나 운항 중 화물창 내부에 콜드스폿(결빙 현상)이 발생하면서 가스 누출 및 폭발 위험이 제기됐고, 현재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장기 정박 중이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문제해결을 위해 스크렙이 논의되던 이들 선박 2척을 KC-2 모델로 개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KC-2는 KC-1의 기술적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국산 화물창으로, 현재까지는 소형 LNG 벙커링선 한 척(HD현대 ‘블루웨일호’)에만 적용됐다.
이번 개조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KC-2는 대형 LNG 운반선에 첫 상용 적용되는 사례가 되며, 국산 기술의 안전성과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LNG 화물창 기술은 프랑스 GTT사가 독점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척당 규모에 따라 100억~200억 원 규모의 로열티를 GTT에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창 기술의 국산화는 조선업계의 오랜 숙원이자, 수익성 개선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여겨져 왔다.
정부 역시 이러한 필요성에 공감해 LNG 화물창 자립을 ‘새 정부 15대 경제성장 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하고, 기술 상용화에 힘을 실어왔다.
이번 개조 프로젝트에는 과거 선박을 건조했던 삼성중공업과, HD현대가 동시에 참여한다. 두 조선사가 협력해 KC-2를 적용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K해운은 결함이 있는 선박에 대한 후속 조치 문제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선주사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가스공사와 조선사 등이 해당 선박을 인수하고 개조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 조선업계는 오는 11월까지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C-2가 SK해운 선박에 성공적으로 적용돼 운항에 나서게 된다면, 국산 LNG 화물창의 실효성과 경쟁력을 입증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