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에버그린(Evergreen)이 25억 달러를 들여 1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12~14척 발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조선소 간 각축전이 빚어지고 있다.
조선소로선 올해 들어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수주 잔량 채우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에버그린은 올해 초에도 11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에 3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또다시 대량 발주에 나서면서 글로벌 메이저 선사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이번 발주분의 연료로 LNG 이중추진을 선택했으며, 가능한 한 이른 인도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주요 조선소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HD현대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중국의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소, 장난조선소, 양쯔강조선소 등이 포함됐다.
한 소식통은 "특히 한국의 빅3가 수주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 조선소들은 중국 조선소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일감이 부족해진 중국 조선소들이 척당 건조가를 시세인 1억 8000만 달러보다 훨씬 낮게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전통 연료를 사용하는 1만 4,000TEU급 신조선가는 1억 4,500만~1억 5,000만 달러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으며, LNG 이중추진선일 경우 추가로 2,500만~3,000만 달러가 든다.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이미 한국과 중국, 일본의 조선소에 49척의 신조선을 발주해 놓고 있다.
선종별로 피더 컨테이너선 11척, 재래연료 추진 1만 5,3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메탄올 추진 1만 6,000TEU급 24척, 2만 4,000TEU급 12척 등이다.
에버그린은 총 231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자사선은 152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