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회계법원(TCU, Federal Audit Court)이 산토스항 'Tecon 10 프로젝트' 입찰에서 머스크(Maersk), MSC, CMA CGM의 참여를 공식적으로 배제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HMM이 부각되고 있다.
브라질 연방회계법원의 판결은 항만 규제기관인 Antaq(National Waterway Transportation Agency)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동일 항만 내 기존 운영사가 신규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법적 제한을 재확인한 조치다.
머스크의 자회사 APM Terminals는 MSC의 TiL과 공동으로 브라질 터미널 포르투아리오(BTP, Brasil Terminal Portuario)를 운영 중이며, CMA CGM은 최근 11억 달러 규모로 산토스 브라질(Santos Brasil)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선사는 모두 입찰 자격을 상실했다. 또한 GTO인 DP World 역시 산토스항 엠브라항(Embraport) 터미널을 100% 소유하고 있어 같은 규정에 따라 배제됐다.
항만 규제 전문가인 카를로스 페레이라(Carlos Ferreira)는 “이번 판결은 글로벌 선사들의 독점화를 방지하고, 신규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브라질 항만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토스항 사부(Saboo)지역에 11억 달러를 투입해 신규로 4개 선석을 건설해 연간 300만 TEU의 처리능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는 산토스항 전체 처리능력을 약 50%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정기선사들이 배제되면서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HMM을 비롯해 중국의 Cosco, 아부다비의 AD Ports, 필리핀의 ICTSI, 터키의 Yilport 등 글로벌 신규 투자자들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를 추진 중인 HMM에게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국내 항만업계 관계자는 "HMM은 항만부문 투자가 특히 취약하다"며 "HMM으로서는 벌크선 사업 강화보다는 항만터미널 투자가 더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산토스항 Tecon 10 프로젝트를 따내느냐가 최원혁 대표의 첫 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자국 기업으로는 철강·에너지 대기업 CSN(Companhia Siderúrgica Nacional)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CSN 창업자 벤자민 스타인브루크(Benjamin Steinbruch)는 “노르치-술(Norte-Sul) 철도와 산토스항을 연결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룹의 전략적 확장에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브라질 식품 대기업 JBS도 항만 운영 자회사 JBS Terminais를 통해 입찰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JBS는 올해 초 이타자이(Itajaí)항 운영권을 확보하며 항만 산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해운항만 분석기관 eeSea에 따르면 산토스항은 2024년 기준 550만 TEU를 처리하며 85%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이 정도 가동률은 업계에서 '혼잡' 위험 신호로 간주되는 수준으로, 신규 터미널 건설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 배제는 글로벌 선사들의 독점화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가 목적이지만, 결과적으로 브라질 내 신규 투자자와 아시아·중동 선사들에게 기회가 열렸다”며 “산토스항은 향후 10년간 남미 물류 허브로서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