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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플랜트

100억 달러 규모 친환경 신조선, 방향을 잃다

IMO 넷제로 프레임워크 무산 후 선주들 ‘연료전환’ 투자 재검토 

  • 등록 2025.10.22 08:39:56

 

IMO(국제해사기구) 기후정책 회의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전 세계 조선시장의 10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선박엔진 투자가 방향을 잃었다.


이 회의는 선박부문 최초로 ‘2050년 넷제로(Net-Zero)’를 위한 글로벌 탄소세 도입을 논의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반대로 최종안이 부결됐다. 

 

그 결과 해운업계는 ‘탄소중립을 향한 첫 국제적 틀’을 상실했고, 조선·해운업계는 다시금 “무엇을, 어떤 연료추진선으로 건조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직면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오마르 녹타(Omar Nokta)는 20일자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로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엔진 투자가 재검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MO의 결의안 채택 실패는 신조선 발주 결정의 핵심변수였던 ‘연료에 대한 확신’을 다시 모호하게 만들었다”며, “선주들은 ‘이중연료 추진(Dual-Fuel Capable)’에서 ‘이중연료 대비(Ready)’ 사양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 이 높다”고 분석했다.

 

녹타는 또 “엔진 자체 계약의 취소는 어렵지만, 대형 선주들은 엔진 제조사와의 재협상을 통해 사양 조정을 시도할 것”이라며, “특히 2027년 이후 인도예정인 신조선에 대한 이중연료엔진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제프리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신조선 발주 중 41%가 이중연료·대체연료 추진선이며, 각 선박당 친환경 엔진 장착 비용은 1,000만~1,500만 달러 가량이다.

 

반면 단순 ‘레디(Ready)’ 옵션은 50만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다.

 
녹타는 “이번 IMO 불발로 인해 선박 건조 비용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이는 조선사엔 단기 손실이지만, 해운사엔 비용 절감 기회”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IMO의 넷제로 틀 붕괴가 향후 조선·엔진·연료 인프라 투자전략의 방향 전환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중연료 엔진 주문 축소 및 CapEx 절감 압력, 중장기적으로는 EU·중국 중심의 지역규제 체계 확산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IMO에서의 차질로 글로벌 조선업계는 ‘기술 중심의 대응’에서 ‘정책 다변화 중심의 생존 전략’으로 이동하는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와 선주연합회(Union of Greek Shipowners)는 넷제로 프레임워크 1년 연기를 "굿 뉴스"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그리스선주연합회 멜리나 트라블로스 회장은 “IMO의 프레임워크는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해양커뮤니티 내 깊은 균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스 바실리스 키킬리아스 해양부장관은 “해운에는 징벌적 메커니즘이 아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국제 규칙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기는 국제 해운과 세계 경제 성장 모두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선주들은 최근 3년간 극동아시아에서 약 760척의 신조선을 발주했으며, 총 투자액은 556억 달러에 달한다.

 

이들 선박은 대부분 고효율 재래식 연료 기반으로 설계됐다. 일부만 LNG 및 메탄올 등 대체연료 사용이 가능한 구조여서 넷제로 규제가 강화될 경우 투자 손실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