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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르포]'베트남의 부산 신항' 붕타우항 가보니…

"화물처리에 북새통", 신공항 및 고속도로로 기존 '바지선 물류' 대체

  • 등록 2025.08.25 21:19:33

 

'베트남의 부산 신항'으로 불리는 베트남 붕타우항의 까이맵터미널(TCIT).

 

한국해양기자협회 취재팀이 호찌민에서 2시간을 달려 까이맵터미널에 도착한 지난 20일 오후 2시 이곳은 쉴 새 없이 드나드는 트레일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부두에는 마침 HMM의 컨테이너선 'HMM의 애미시스트호'와 이스라엘 ZIM의 컨테이너선이 동시에 기항해 크레인은 쉼없이 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싣고, 트레일러들은 질주하다시피 야드를 가로질렀다.

 

부산 신항 터미널이 정돈된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움직인다면 이곳은 급박하게 움직이면서 곳곳에서 차량의 "삐삐" 소리가 울리고 매연이 날리는 등 혼란스런 모습을 연출했다.

 

㈜한진의 간부로 현재 까이맵터미널 사장으로 파견나온 김종읍 TCIT 대표는 "2020년 208만 TEU를 처리한 이후 이곳은 매년 풀가동되고 있다"면서 "붕타우항의 역할과 발전하는 모습은 부산 신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13일 또 럼(To Lam) 당 서기장이 부산 신항 7부두(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를 방문한 것도 붕타우항과의 연계를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신항과 붕타우항…닮은 듯, 다른 듯

 

하지만 현지 취재 결과 붕타우항과 부산 신항 간에는 공통점과 함께 차이점 또한 상당수가 확인됐다.

 

가장 큰 공통점은 구항을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신항이 북항을 대체했듯이 붕타우항은 호찌민에 좀 더 인접한 깟라이(Cat Lai)항을 대신하고 있다. 한때 호찌민의 관문 역할을 하던 깟라이항은 여전히 붐비기는 하지만, 이제 1000TEU급 이하의 중소 컨테이너선과 바지선이 기항하는 곳으로 격이 내려앉았다.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은 같다. 하지만 시기는 크게 다르다. 가덕 신공항이 연일 차질을 빚는 데 반해 2021년 1월 착공된 붕타우의 롱탄공항(Long Thanh Airport)은 내년 2월의 첫 상업운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간선도로 연결은 부산 신항이 한참 더 빨랐다.

 

현재 붕타우항에는 변변한 간선도로가 없다. 호찌민과 붕타우를 연결하는 벤룩-롱탄 (Ben Luc-Long Thanh) 고속도로는 올 3분기에, 2023년 6월 착공된 비엔호아-붕타우(Bien Hoa-Vung Tau) 고속도로는 2026년 각각 개통될 예정이다. 또 붕타우항을 횡단해 연결하는 푸옥 안 대교(Phuoc An)는 2027년 12월이 돼야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고속도로 개통은 붕타우항 물류를 기존 바지선에서 탈피시켜 속도를 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붕타우항에서 하역된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것은 사이공강, 까이맵강, 메콩강 등을 오가는 바지선들이다.

 

 

까이맵터미널만 해도 부두 우측편에 바지선석 3개가 있으며, 매일 30~40척의 바지선들이 운항하고 있다. 속도는 트레일러보다 늦지만 운송비는 좀 더 싸다. 이곳에서 50km 떨어진 깟라이터미널까지 7시간이 걸리며, 짧게는 40km, 길게는 70km의 거리를 6~10시간 걸려 실어나르고 있다.

 

김종읍 대표는 "현재 이곳의 2차 물류는 바지선이 75%, 트럭이 13%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면서 "고속도로가 잇따라 개통되면 붕타우항의 물류흐름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자동화보다 유인 시스템이 더 효과적"

 

또 럼 서기장의 자동화된 동원부두 시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까이맵터미널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한 뒤 "당국이 시설자동화 보다는 부산 신항 전체의 물류체계에 관심을 가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시설이 안정적이고 정확도가 높긴 하지만 인력이 운영하는 데 비해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붕타우에서는 2조 2교대로 근무를 돌리고, 토·일요일에도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화된 길이 800m 터미널에서 연간 120만 TEU를 처리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면서 "이곳 붕타우에는 그만한 규모면 200만~280만 TEU를 실어나른다"고 덧붙였다.

 

 

■"붕타우항 수익이 부산 신항 압도"

 

터미널의 수익은 붕타우가 부산 신항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붕타우항의 발전 전망이 밝은 셈이다.

 

하역료가 TEU당 6만~7만 원선으로 부산 신항과 별 차이가 없지만 이곳의 물가를 감안하면 아주 높은 것이다.

 

로컬물량이 많아 덤핑 가능성도 낮다. 까이맵터미널의 경우 올들어 1월부터 7월까지 수입물량 38.5%, 수출물량 43.1%로 로컬 물량이 80%를 넘고 환적 물량은 18.4%에 그쳤다. 환적물량이 60%를 오르내리는 부산 신항과는 출발점 자체가 다른 셈이다.

 

김종읍 대표는 "여건은 붕타우항이 더 좋지만 부산 신항의 경우 구성원들 사이에 치열함과 노하우가 있어 어디가 더 발전할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부산 신항과 붕타우항은 항만업계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붕타우항은 ㈜한진이 21.33%의 지분을 가진 까이맵터미널(TCIT)과 선석이 1개인 CMIT, TCTT, SSIT, 그리고 2개 선석에 시설이 가장 현대화된 제마링크(Gemalink) 등 5개 컨테이너터미널로 구성돼 있다. 수심은 까이맵터미널이 14m, 제마링크 15.5m 등이다.

 

이 외에 수심 12m 가량의 SITV, SP-PSA 등도 있으나 이들 터미널은 컨테이너 영업은 중단하고 현재 벌크화물만 처리하고 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