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정부가 부비얀섬(Bubiyan Island)에 조성될 무바라크 알-카비르 항(Mubarak Al-Kabeer Port) 1단계 건설사업 시공사로 중국 국영 건설업체 CCCC와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쿠웨이트의 'Vision 2035 국가전략개발 계획'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프라 이니셔티브다.
지난 22일 열린 서명식에서 중국 외교관들은 CCCC의 수주를 공개적으로 반기며, 이 계약을 중국 공산당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했다.
무바라크 알-카비르 항이 들어설 부비얀섬은 저지대 습지로, 현재 상주 인구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극단적인 고온과 고습이라는 기후조건을 개발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지적해왔다.
지리적으로는 이라크 바스라(Basra), 이란 아바단(Abadan)·아바즈(Ahvaz) 등 주요 내륙 무역 거점과 인접해 있어 잠재력은 크지만, 정치·외교적 변수와 지역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피더 서비스 및 내륙 연계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의 또 다른 특징은 BOT(Construct-Operate-Transfer) 방식이 아닌 순수 EPC 계약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항만 완공 이후 누가 운영권을 맡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곳에 설치될 자동화·디지털 기술 스택이 향후 중국계 항만 운영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구조라는 의견은 있다.
쿠웨이트도 자체 공공 항만운영사를 보유하고 있다. 항만 운영사인 JTC는 쿠웨이트 증권거래소(Boursa Kuwait) 상장사로, 쿠웨이트 왕실 구성원들이 주도하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슈와이크(Shuwaikh), 슈아이바(Shuaiba) 등 기존 쿠웨이트 항만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물류·항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개 회계자료에 따르면 JTC는 2024년 매출 9,300만 달러, 순이익 2,150만 달러를 기록한 소형이지만 수익성 높은 운영사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물류기업 아질리티(Agility) 역시 풍부한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유력한 운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현재 무바라크 알-카비르항은 실행 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개장은 UAE·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 GCC 경쟁국들이 이미 전략적 허브 항만을 완공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기존 슈와이크·슈아이바 항을 통과하던 국내 화물을 단순 이전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환적 및 내륙 연계 물동량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며 “이미 자리 잡은 경쟁 항만 대비 비용과 효율성에서 의미 있는 우위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시장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