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의 초대형 항만개발사업인 바가모요(Bagamoyo)항 프로젝트가 10년간의 지연 끝에 본격 재개된다.
탄자니아항만청(Tanzania Ports Authority, TPA)은 최근 MSC의 물류 자회사인 아프리카 글로벌 로지스틱스(Africa Global Logistics, AGL)를 바가모요항 건설 및 운영 파트너로 공식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체결된 양해각서(MoU)에 따라 TPA는 AGL에 바가모요항 3개 부두에 대한 설계·건설·운영 권한을 부여한다.
플라시두스 음보사(Placidus Mbossa) TPA 사무총장은 “바가모요항의 신규 3개 부두 건설은 2026년 1월 초 착공을 목표로 한다”며 “탄자니아항 운영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전략 프로젝트로, 국내외 추가 투자자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바가모요항 프로젝트는 2013년 최초 공개 당시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았으나, 2019년 고(故) 존 마구풀리(John Magufuli) 전 대통령 정부가 협상 중단을 선언하며 장기간 표류했다.
당시 마구풀리 대통령은 중국 측이 대규모 세금 면제 등 “착취성 조건”을 요구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정권 교체 이후 기류는 바뀌었다. 2021년 3월 취임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Samia Suluhu Hassan) 대통령은 바가모요항 개발을 국가 핵심 인프라 과제로 재지정하고, 항만 사업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AGL 선정은 프로젝트 주도권이 중국 중심에서 유럽 해운자본 주도로 전환됐음을 상징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MSC는 터미널 투자 부문인 TIL(Terminal Investment Limited)과 물류 자회사 AGL을 통해 아프리카 항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AGL은 최근 수년간 콩고공화국(Republic of the Congo), 앙골라(Angola), 나미비아(Namibia),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 등지의 항만 확장 및 운영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회사 측은 “바가모요항 투자는 인도양 연안의 전략적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동·중부 아프리카 시장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가모요항은 완공시 총 사업비 100억 달러 규모로, 28개 부두와 최대 760개 산업시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 SEZ)을 포함한다.
항만의 설계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연간 2000만 TEU로, 이는 현재 탄자니아 최대 관문항인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항 처리능력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바가모요는 다르에스살람항에서 북쪽으로 약 42마일(약 6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기존 항만의 혼잡과 수용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대체 허브로 설계됐다.
동아프리카 지역 내 경쟁구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바가모요항은 최근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케냐의 라무(Lamu)신항과 직접적인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라무항은 2021년 개항 이후 한동안 활용도가 낮았으나, 2025년 여객·화물선 스케줄 조정 이후 물동량이 증가하며 지난 8월 한 달간 9척의 선박 기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