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빅3'가 차세대 성장 분야로 꼽히는 ‘해상 원전(FNPP·Floating Nuclear Power Plant)’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상 원전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부유체 또는 선박 플랫폼에 탑재해 전력이 필요한 지역으로 이동해 공급할 수 있는 기술로, 조선업체들이 보유한 선박 설계·건조 역량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 영역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SMR 탑재가 가능한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 플랫폼(FSMR)을 선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 플랫폼은 한국형 SMR인 '스마트100' 2기를 적용한 모델로, 미국선급(ABS)으로부터 개념설계 인증(AIP)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SMR과 부유체의 통합 설계, 원자로 격납 구조 기술, 발전 설비 배치 등 핵심 설계를 수행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육상형 스마트100을 해상 환경에 맞도록 변환하는 작업을 맡아 공동 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HD현대 역시 해상 원자력 발전선(FNPP)을 개발하며 해상 원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HD현대는 지난해 10월 첫 개념설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5월 두 번째 인증 절차를 통과했다. HD현대는 최종 개념설계 인증까지 완료해 내년에는 상용화 가능한 모델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와 협력해 해상 적용에 최적화된 용융염원자로(MSR)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추진해온 해상원전기술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빅3 중 가장 뒤처져 있긴 하지만 한국전력기술과 장기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해양 원전 기반 플랫폼 연구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빅3가 적극적으로 해상원전 기술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육상 원전 대비 주민 수용성이 높고 냉각수 확보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해상에서 운영되는 원전 플랫폼은 고정식 시설보다 유연한 운영이 가능해 활용 범위가 넓다. 해안 도시나 산업단지 근처로 이동해 바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이른바 ‘이동형 발전소’로서 기능할 수 있다.
여기다 해상 원전은 전력 생산에 그치지 않고 고온 열과 전기를 이용해 청정수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바다 위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해상에서 수소 생산을 수행하는 일체형 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