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상사고조사국 MAIB(Marine Accident Investigation Branch)이 사우샘프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바나나 컨테이너 유실사고’에 대한 초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사고는 부적절한 화물 고박과 입항 전 장비 제거 관행(MBIA: Make-Boat-In-Advance)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사고는 지난 6일 라이베리아 국적 냉장화물선 '발틱 클리퍼(Baltic Clipper)호'(498TEU급, 2010년 건조)가 영국 포츠머스항 입항을 준비하던 중 발생했다.
선박은 네덜란드를 출발해 영국 남부 해역에 접근하던 중 강한 남서풍과 거친 파도를 만나 크게 기울었고, 이 과정에서 총 16개의 냉장 컨테이너가 바다로 추락했다.
컨테이너 중 13개는 해안으로 떠밀려와 대량의 바나나, 아보카도, 플라스틱 단열재 등이 해변에 쌓였으며, 3개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시 발틱 클리퍼호는 도선사 승선을 위해 속도를 줄이던 중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파로 해당 수로는 수 시간 동안 폐쇄됐으며, 이후 단일 항로만 개방돼 선박 통항이 크게 지연됐다. P&O 크루즈선 '아이오나(Iona)호'는 예정된 출항을 하지 못하고 사우샘프턴항에서 하룻밤을 더 머물러야 했다.
MAIB는 이번 사고를 단순히 기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조사관들은 일부 컨테이너가 항구 도착 전 이미 고박 장치가 제거된 상태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영국 및 유럽 항만에서 화물 고박 규정 강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고정은 선박 안전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입항 절차 간소화를 위해 장비를 조기에 제거하는 관행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