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해상 부유식 저장(Floating Storage)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시그널그룹(The Signal Grou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VLCC, 수에즈막스, 아프라막스급 선대에서 원유 저장량이 크게 늘어나며 공급 과잉과 유가 하락 전망이 맞물리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VLCC는 전체 해상 부유식 저장의 48%를 차지했으며, 수에즈막스와 아프라막스급은 각각 28%, 24%를 기록했다.
VLCC 저장량은 3월 최저치 대비 230% 급증했고, 수에즈막스는 185%, 아프라막스는 220% 올랐다.
이란산 원유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보고서는 “부유식 저장의 약 99.7%가 이란산 원유이며, 그 중 80%는 VLCC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저장 해역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인근에 86%가 몰려 있으며, 이는 선박 간 운송(STS, Ship-to-Ship Transfer)과 임시 보관에 활용되고 있다.
시그널그룹의 마켓 애널리스트 Maria Verceletto는 “중국 독립 정유업체들이 수입 할당량을 소진하면서 구매 의지가 약화됐고, 이는 부유식 저장 증가와 직결됐다”며 “정유소 유지보수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저장량은 단기간에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적 요인도 부유식 저장 확대를 뒷받침한다. 미국 셰일 오일과 브라질·가이아나의 해상 생산 증가, 비(非)OPEC의 공급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주간 유가는 약세를 보였으며, 선도 스프레드가 완화되면서 단기 저장 경제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저장이 늘어나면 선박 가용성이 줄어들고, 화물 운임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며 “2026년 초까지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해운·정유업계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