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기선업계가 구조적 불균형에 직면해 ‘이중 시장(Two-Tier Market)’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홍해 항로 운항이 일부 재개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Megaship)의 과잉 공급과 중소형 선박 부족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업체 MDS Transmodal의 애널리스트 안토넬라 테오도로(Antonella Teodoro)는 “홍해 항로 재개는 단순히 위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선대의 구조적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며 “1만 TEU 이상급 선박은 공급 과잉 상태인 반면, 5,000TEU 이하급 선박은 노후화와 발주 부족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만 TEU 이상의 선박 규모가 50~100% 증가하면서 스크랩이 거의 없어 구조적 선복용량 과잉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오도르는 이어 "많은 항구가 규모가 큰 이들 선박을 수용할 수 없고, 그 규모 때문에 지역 및 2차 무역을 하는 여러 항만 순환에도 적합하지 않다"며 "따라서 연쇄 대응 옵션이 제한돼 산업이 주요 동서 회랑에서 공급 과잉 단계에 갇히게 된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신규 인도 예정인 컨테이너선은 950만 TEU 규모에 달하며, 수에즈 운하 복귀 시 아프리카 우회 항로에 묶여 있던 200만 TEU가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200만 TEU는 글로벌 컨테이너선대의 6~8%에 해당하는 선복이다.
반면 2,500 TEU 이하급 선박은 2030년까지 40~8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CEO이기도 한 해운 애널리스트 라스 옌센(Lars Jensen)은 “현재 상황은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의 ‘붕괴’가 아니라, 2015~2016년과 유사한 정상적 경기순환”이라고 진단하면서 “다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과도해 향후 일정 수준의 폐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율이 아주 높은 HMM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팬데믹 시기에는 HMM의 초대형선이 '효자'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