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Hapag-Lloyd)가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임 하락에 대응해 대규모 일반운임인상(GRI)을 결정하며 시황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팍로이드는 10월 15일부터 아시아-북유럽 및 아시아-지중해 노선 화물에 대해 GRI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골든 위크 이후 수요 회복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하팍로이드는 극동아시아에서 북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해 TEU당 1,200달러, FEU당 2,000달러의 GRI를 적용한다. 아시아-지중해 노선의 경우 지역별로 최대 2,700달러까지 운임이 인상된다.
이번 GRI는 2023년 CMA CGM이 시도했던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을 연상시킨다. 당시에는 이 전략이 먹히며 운임이 1,500달러에서 3,000달러로 급등한 바 있다.
'충격과 공포' 전략은 전면 전쟁에 돌입하기 전에 압도적인 화력·정보력·기술 우위를 쌓아, 적이 싸우기도 전에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전략을 말한다.
드류리(Drewry)의 WCI 지수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로테르담 노선 운임은 FEU당 1,910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운임 인상과 함께 선사들은 선복량 조절에도 나서고 있다.
시 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 분석에 따르면, 하팍로이드와 머스크(Maersk)가 회원사인 해운동맹 '제미니(Gemini)'는 아시아-지중해 노선에서 25%, 아시아-북유럽 노선에서 7.5%의 선복을 축소할 계획이다.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 MSC 등도 골든 위크에 맞춰 최대 25%까지 선복을 줄일 예정이다.
이같은 선복량 축소는 GRI와 함께 정기선시장 내 다양한 경쟁 전략을 나타낸다.
시 인텔리전스는 이와 관련, “이번 블랑크 세일링(Blank Sailing) 급증은 예상된 수준을 넘어섰으며, 선사 간 전략적 대응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