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보험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선상 화재, 전기차 관련 사고, 지정학적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선주들의 P&I(Protection & Indemnity) 청구액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의 보험중개업체 Lockton에 따르면, 2024/25 보험 연도 기준 P&I 청구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31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보다도 16% 높은 것이다.
특히 1,0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재보험풀로 처리하는 국제 P&I클럽 그룹의 청구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Lockton은 올해 풀 청구의 실제 비용이 7억 7,500만 달러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험료 수입은 39억 6000만 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일부 선주는 공제액을 인상해 보험료를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손실 비용을 직접 흡수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선주가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
화재 위험은 전기차 및 위험 화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재·인건비 상승, 항만 업그레이드로 인한 손해 비용 증가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중동 지역의 분쟁은 홍해 항로 변경을 초래하며 운항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
Lockton P.L. Ferrari의 매니저 피파 아트킨스(Pippa Atkins)는 “올해는 P&I 클럽의 재무적 균형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한해였다”며 “화재와 지정학적 충격으로 청구액은 급증했지만 보험료 수입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트킨스는 이어 “2026년 갱신을 앞두고 선주들은 추가 요금 인상에 대비해야 하며, 클럽들은 재무 안정성과 시장 경쟁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