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전역에서 선박용 연료, 특히 저유황유(VLSFO, Very Low Sulfur Fuel Oil)의 품질 저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VLSFO 공급물량 중 절반 이상이 ISO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 주요 항만에서의 상황이 특히 우려스럽다.
선박연료 모니터링업체인 CM Technologies의 대표 데이비드 풀브뤼게(David Fuhlbrügge)는 “VLSFO 도입 이후 품질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선박 운영자들에게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되는 VLSFO의 증상은 과도한 침전물, 촉매 미세입자(Catalytic Fines), 점도 이상, 왁스 형성 및 슬러지 등이다.
그는 이로 인해 연료시스템 고장, 필터 막힘, 연료소비 증가, 예기치 못한 엔진정지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독립 분석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스카겐에서는 샘플의 84%가 기준 미달로 나타났고, 그리스 피레우스에서는 1/8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항로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점도가 낮은 VLSFO가 21도 이상의 온도에서 저장될 경우 왁스 형성이 발생해 연료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촉매 미세입자(Catalytic Fines)는 연료 펌프와 인젝터에 마치 미세한 사포처럼 작용해 장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CM Technologies는 선박 운영자들에게 연료 품질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현장 테스트 장비의 활용을 권장하며, “탱크에 들어가는 연료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계 보호와 운영 안정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2년 싱가포르에서는 200척 이상의 선박이 불량 연료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며, 2023년에도 휴스턴에서 시작된 연료오염 문제가 다시 싱가포르까지 확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