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4일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을 공습해 이란 군사 시설 90여 곳을 파괴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28km 떨어진 섬으로, 이란의 핵심적인 원유 수출 통로이자 이란 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한다.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약 90%가 이 섬에서 처리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르그 섬에 있는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섬의 석유 기반 시설은 전부 파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하르그섬 타격에 대해 "출구를 못찾은 트럼프의 도박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비앙코리서치의 설립자인 짐 비앙코는 하르그섬 타격을 미식축구 용어인 '헤일 메리 패스(Hail Mary Pass)'에 빗대 설명했다.
'헤일 메리'란 성모 마리아께 기도한다는 뜻으로, 기적을 바라는 마음을 뜻하는 표현이다. 미식축구에서 경기는 끝나가는데 준비된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시간은 없을 때,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긴 패스를 던지는 것을 지칭한다. 성공 확률은 낮지만 한 번의 시도로 역전승을 노리는 절박한 도박 같은 플레이다.
비앙코는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려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는데, 그동안 유가가 계속 오르면 세계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면서 "어차피 유가가 200달러까지 갈 거라면 (차라리 빨리 하르그 섬을 타격해) 다음주에 급등시키고, 중간선거까지 남은 6개월 동안 다시 유가를 낮추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앙코는 트럼프가 지금 승전을 선언하고 철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건 (트럼프에게) 더 나쁜 결과"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을 통해) 세계 경제의 목줄을 쥐고, 200달러 유가를 유지시키면서 모두를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물류업계는 트럼프의 헤일 메리 패스가 실패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란은 하르그섬 타격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 석유 선적 작업을 중단시켰다.
푸자이라 항구는 호르무즈 해협의 바깥쪽 인도양과 통하는 오만만에 있으며 UAE 아부다비 유전과 약 400㎞에 달하는 육상 송유관(ADCOP)으로 이어져 있다. 이 송유관으로 최대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가 직접 푸자이라 항구에 도착하며 주로 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로선 지금 물러날 수도 없고 계속해서 공격한다고 해도 답이 안보이는 상황"이라며 "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높은 유가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는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유조선들을 호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으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