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조선들이 첫 항차에서 정제유를 싣는 오랜 관례를 무시한 채 빈 항해(Empty Voyage)로 원유를 확보하러 나서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파나마 국적 VLCC 'Nave Neutrino호'는 최근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에 용선돼 첫 항차에서 원유를 싣기 위해 공선 항해를 진행했다.
글로벌 원유 수송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해운 애널리스트 Christian Moess Laursen은 “통상적으로 신조 VLCC는 첫 항차에서 정제유를 운송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현재는 원유 확보를 위한 긴급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원유 운송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VLCC 선대는 약 900척 규모로 추산되며, 최근 2년 간의 발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용 선복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특히 중동에서 미국·아시아로 향하는 장거리 항로에서 VLCC 선복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에너지 트레이더는 “VLCC 운임은 이미 2025년 11월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며 “향후 6개월 내 추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