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김준석)은 최근 3년간(‘22~‘24년) 어선 운항이력 약 1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5톤 이상 어선에서 운항시간과 거리가 늘어날수록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안전사고는 충돌‧전복‧침몰 등과 무관하게 사람의 사망‧실종‧부상이 발생한 사고를 의미한다. 주로 구조물‧줄 등의 신체 가격, 해상‧선내 추락, 양망기(그물을 끌어 올리는 기계) 끼임 등 인적 과실로 발생한다.
공단이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해양수산부 위탁)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22~‘24년) 안전사고가 발생한 5톤 이상 어선의 월평균 운항시간은 274시간으로, 안전사고 미발생 어선(126시간)보다 약 2.2배 길었다. 운항거리 역시 1,599km로, 안전사고 미발생 어선(778km)에 비해 2.1배 많았다.
세부 톤급별로는 ▲5~10톤 미만 어선은 안전사고 발생 어선이 안전사고 미발생 어선보다 월평균 운항시간은 2.3배(102→231시간) 길고, 운항거리는 1.8배(580→1,021km) 많았다. ▲10톤 이상 어선은 안전사고 발생 어선이 안전사고 미발생 어선보다 운항 시간은 1.6배(186→301시간) 길고, 운항 거리는 1.5배(1,268km→1,958km) 많았다.
특히 운항 시간이나 거리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안전사고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위험 임계점도 드러났다. ▲5~10톤 미만 어선은 월평균 138시간 또는 884km 이상 운항하면 안전사고 발생률이 약 10배(0.2%→2.4%) 상승했다. ▲10톤 이상 어선은 월평균 298시간 또는 1,946km 이상 운항 시 안전사고 발생률이 약 4배(1.8%→7.5%) 증가했다.
한편, 5톤 미만 어선은 운항 시간이나 거리가 안전사고 발생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어선의 조업방식과 운항패턴 자체가 안전사고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최근 3년(‘22~‘24년)간 전체 안전사고 선박 488척 중 어선이 73%(354척)를 차지했으며, 전체 어선 안전사고의 74%가 5톤 이상 어선에서 발생하는 등 중대형 어선에 안전사고가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전체 등록 어선(63,731척) 중 5톤 이상 어선이 20.8%(13,285척)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시간‧장거리 운항이라는 환경이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는 구조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공단 관계자는 “해상에서도 과로 운항이 지속되면 집중력 저하와 피로 누적으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운항패턴을 정밀 분석해, 휴식 시간과 안전 경각심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운항 패턴 기반 ’어선 안전사고 주의 알림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해양교통안전정보(MTIS)’ 모바일 앱을 통해 최근 30일간 누적 운항시간과 운항거리가 위험 기준을 초과하면, 주의 알림을 자동 발송해 어선원 스스로 조업 패턴과 휴식 시간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2019년 이후 감소세였던 안전사고가 지난해 다시 증가하며, 인명피해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적절한 휴식이 곧 안전의 시작이라는 자율적 안전관리 문화가 조업 현장에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