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조선소 현장에서 안전 경영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앞으로 5년간 3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전 계열사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4일 전 계열사가 일제히 현장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점검은 각사 대표이사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날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를 찾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김재을 HD현대삼호 사장과 함께 주요 설비와 고위험 작업장을 둘러보고, 안전관리 실무를 맡고 있는 안전팀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수석 부회장은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임직원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또 “리더의 결정과 행동이 안전문화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제로’로 만들 때까지 현장 중심 경영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5년간 3조5000억 원 규모의 안전 예산을 투입한다. 선진 안전 시스템 구축, 안전 시설물 정비·확충은 물론 임직원의 안전 인식 개선, 협력사 안전 지원에도 자금을 배정할 예정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에서 먼저 도입한 ‘더 세이프 케어(The Safe Care)’ 제도를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 절대불가사고 관련 안전 수칙을 위반할 경우 중대재해에 준하는 조치를 즉각 취하는 제도다.
오는 11월에는 ‘HD현대 세이프티 포럼’도 개최한다. 그룹사 임직원과 정부 관계자, 안전 분야 전문가가 참석해 HD현대의 안전 비전과 구체적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HD현대의 이번 대규모 안전 투자 발표는, 조선업계 전반의 안전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전날인 3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는 해양플랜트 선박 하중시험 중 구조물 붕괴로 브라질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감독관이 약 10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감독관은 작업 도중 바다로 떨어졌고, 해경이 구조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 사고로 한화오션은 4일 전사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사과문 발표와 함께 특별 안전교육과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