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친환경 선사 제피르&보레아스(Zephyr & Boree)가 자금난으로 HD현대미포에 발주한 컨테이너선 5척 신조를 취소했다.
제피르&보레아스의 CEO인 닐스 조이외는 이와 관련, "자금조달이 지연돼 HD현대미포와의 계약을 중단해야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좌절일 뿐"이라며 "우리는 올 연말까지 자금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며 HD현대미포에서 신조선을 하는 프로젝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이 프랑스선사는 5척에 4,145억 원(3억 1,100만 달러)이라는 역대 최고가로 선박을 발주해 주목을 받았다. 척당 신조선가는 6,220만 달러. 이는 기존 전통연료를 사용하는 같은 규모 선박 신조가의 2.5배가 넘는 것이다.
제피르&보레아스가 당시 발주한 신조선은 메탄올추진 1,200~1,300TEU급 피더컨테이너선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윈드마스트 6기가 장착되는 것으로 설계됐다.
이들 선박은 당초 2026년 6월까지 인도될 예정이었다.
당시 이 신조선은 프랑스의 타이어제조업체 미쉐린이 주도하는 20개 이상의 운송업체들로 구성된 그룹의 지원을 받았다. 탄소 배출량은 기존 운송수단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한편 업계에선 신조선 취소로 HD현대미포가 타격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수주에 숨통이 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미포로서는 계약금을 현금으로 챙기고 더 높은 가격에 신조선을 수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때마침 HD현대미포는 지난 24일 유럽역내 선사 CLdN으로부터 1,100TEU급 6척을 4,039억 원(3억 370만 달러)에 수주했다.
소식통들은 CLdN의 발주물량이 제피르&보레아스가 취소하면서 생긴 빈 슬롯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