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19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LNG 운반선의 자국 내 건조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민간 조선사와 협력해 LNG운반선의 국내 건조 재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대만해협 긴장,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변수들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수송망을 해외 생산기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정책 재추진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일본이 LNG운반선 건조 재개를 검토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경제성보다는 공급망 안정성이다. 일본은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LNG 역시 해상 운송이 공급 체계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은 과거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특히 LNG운반선 시장에서는 한국 조선소들이 멤브레인형 화물창 중심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했고, 중국 역시 빠르게 추격하면서 일본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일본 조선업은 오랫동안 모스형 LNG선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시장이 공간 효율성과 경제성이 높은 멤브레인 방식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대응이 늦었다.
여기에 2019년 이후 LNG선 국내 건조 실적이 사실상 끊기면서 설계, 생산, 기자재, 시운전, 숙련 인력 등 산업 전반에서 역량 공백이 확대된 상황이다.
LNG선은 극저온 화물창 기술과 고난도 탑재 공정, 정밀 시운전, 안정적인 기자재 공급망이 결합돼야 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경쟁력을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
조선업계에서는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 유나이티드(JMU)를 중심으로 한 공동 대응 체제가 이번 프로젝트의 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규슈 나가사키현의 오시마조선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시설은 과거 미쓰비시중공업이 LNG선을 건조하던 핵심 거점이었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됐고 현재는 벌크선 중심의 생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일본이 LNG선 건조 경쟁력에서는 뒤처졌지만 LNG 운송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계 해운사들은 글로벌 LNG 운송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LNG 조달과 장기 운송 계약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전략은 단순히 조선소 경쟁력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국 내 건조 능력을 일정 수준 회복해 에너지 조달과 해상 운송, 선박 생산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려는 산업 구조 재편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즉, LNG선 건조 재개 추진은 조선산업 정책이면서 동시에 국가 에너지 시스템 재편 전략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일본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재정의하고 향후 10년 동안 민관 합산 약 1조엔 규모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일본의 LNG선 건조 재추진이 당장 한국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