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해양 부문 탈탄소화 투자를 위해 EU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에서 발생하는 100억 유로(약 14조 원) 규모의 수익을 해운·항만 분야에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 23일 공개된 'EU 해운·항만 전략 초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해운업계에서는 “EU가 글로벌 해운 규제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신호”란 반응이 나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해양 탈탄소화 프로젝트·항만 인프라·대체연료 공급망 구축 등에 ETS 수익을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EU가 IMO(국제해사기구)의 글로벌 규제와 보조를 맞추면서도 별도로 유럽 해운·항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음 달 발표예정인 전략에서 “해운 부문의 탄소중립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EU 산업정책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운영업체의 한 임원은 “항만 전력공급(OPS), e-연료 공급망, 그린 항만 인프라 구축에 실질적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EU의 이번 조치는 방향성은 맞지만 실행 속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U는 오는 10월 IMO의 ‘넷제로(Net Zero)’ 합의 여부에 따라 ETS 수익 배분구조를 조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IMO의 글로벌 규제 강도가 EU의 재정 투입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EU가 독자 규제와 국제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EU는 도로 운송으로의 화물 전환을 우려해 단거리해운 ETS 적용 시점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 페리·연안해운협회는 “단거리해운에 ETS를 즉시 적용하면 오히려 도로 운송 증가라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단계적 적용을 요구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