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Hapag-Lloyd)의 이스라엘 선사 ZIM 인수작업이 다시 규제 심사의 출발점으로 돌아갔다.
이스라엘 정부회사청(GCA)은 최근 하팍로이드와 이스라엘 투자회사 FIMI Opportunity Funds가 추진하는 기존 인수 구조에 대한 심사를 종료하면서다.
다만, 이번 결정이 하팍로이드의 ZIM 인수 자체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다. 하팍로이드와 FIMI가 새로운 거래 구조를 제출할 경우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매체 보도에 따르면 GCA는 ZIM에 전달한 서한에서 하팍로이드와 FIMI가 기존 안과 상당히 다른 거래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신청안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진행해온 기존 구조에 대한 심사를 종료했다.
특히 새로운 거래 구조를 다시 심사받으려면 ZIM과 하팍로이드, FIMI 등 3개 당사자의 이사회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 새로운 신청서는 수정된 거래 조건과 관련 자료를 포함한 완전한 형태로 제출돼야 한다.
하팍로이드는 지난 2월 ZIM 지분 100%를 주당 35달러, 총 약 42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구조는 ZIM을 하팍로이드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FIMI가 별도의 역할을 맡는 방식이었다. 이 거래는 이스라엘 정부가 보유한 ZIM의 특별국가지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팍로이드는 이후 이스라엘 정부의 우려를 반영해 거래 조건을 수정했다. 최근 제시한 개선안에는 이스라엘과 아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항로 추가, 이스라엘 해운인력에 대한 투자, 현지 해운 전문성 유지, ZIM 이스라엘 사업부의 선대 현대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재무부는 지난 9월 28일 현재 구조로는 국가 안보와 해운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특히 하팍로이드의 주요 주주 가운데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거래 일정도 촉박해졌다.
GCA는 기존 구조에 대한 신청을 되살리려면 10월 6일까지 새로운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팍로이드와 FIMI가 기존 구조를 그대로 재제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팍로이드는 이미 수정된 거래 구조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ZIM 측에 전달했다.
문제는 새로운 구조가 제출될 경우 사실상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심사에 이미 약 6개월이 소요된 만큼, 새로운 승인 절차가 길어질 경우 당초 예정했던 거래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팍로이드와 ZIM의 거래 완료 목표 시점은 당초 2026년 말로 제시됐으나, 최근 현지 매체 보도에서는 2027년 2월까지 거래를 완료해야 하는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인수의 핵심 쟁점은 단순한 기업결합을 넘어 ZIM이 이스라엘의 전략적 해운 인프라라는 데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ZIM에 대한 특별국가지분을 통해 국가 안보와 핵심 해운 서비스에 관한 일정한 권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ZIM 매각에는 일반적인 기업 인수와 달리 이스라엘 정부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하팍로이드와 FIMI가 이스라엘 정부의 해운 안보 및 국가적 독립성 우려를 어느 수준까지 반영한 새로운 거래 구조를 내놓느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