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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머스크, 英~美 ‘원자력컨선 항로’ 타진…‘핑크 코리도어’

  • 등록 2026.09.03 03:37:33

 

머스크(Maersk)가 영국과 미국을 잇는 대서양 횡단 항로에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수 있는지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머스크는 로이드선급(Lloyd’s Register·LR), 영국 펠릭스토우항만청(Port of Felixstowe),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항만청(SC Ports)과 함께 영국 펠릭스토우항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항(Port of Charleston)을 연결하는 가상의 원자력 해운회랑인 ‘핑크 코리도어(Pink Corridor)’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자력 컨테이너선의 실제 발주나 즉각적인 상업 운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상의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이 해당 항로를 운항한다고 가정하고 필요한 조건을 사전에 검증하는 초기 단계의 타당성·규제 연구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자로 자체의 기술 개발보다 원자력 선박이 일반 상업항에 안전하게 기항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펠릭스토우항과 찰스턴항을 대상으로 원자력 컨테이너선선의 항만 접근과 운영에 필요한 ▲선박 보안 ▲핵물질 안전조치 ▲사이버 복원력 ▲비상대응 ▲보험체계 ▲항만 접근 및 규제 절차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해운 관련 규제와 원자력 관련 규제 사이의 정합성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이는 원자력추진선 상용화의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가 선박 설계가 아니라 ‘어디에 입항할 수 있느냐’​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통상적인 컨테이너선은 항만 입항과 하역, 선박검사, 보험, 항만국통제(PSC) 등의 절차가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있지만, 원자로를 탑재한 상선은 방사선 안전, 핵물질 관리, 비상대응, 보안 등 별도의 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원자력 컨테이너선이 실제 상업항로에 투입되려면 선박-항만-정부-보험사-선급-화주가 연결된 새로운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머스크의 원자력추진선 검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머스크는 로이드선급 및 원자력 기술기업 코어 파워(CORE POWER)​와 함께 2024년부터 차세대 원자력 추진 피더 컨테이너선의 규제·안전성 평가를 진행해왔다.

 

당시 연구는 4세대 원자로 기술을 활용한 원자력 컨테이너선이 유럽 항만에서 화물 운송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규정과 운영·규제 체계를 검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머스크는 당시 원자력 추진이 안전성, 방사성폐기물 관리, 국가별 규제 수용성 등의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향후 10~15년 뒤 물류산업의 탈탄소화 경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머스크와 LR, 로테르담항만청, 코어 파워가 원자력 추진 상선의 로테르담항 기항 가능성을 검토하는 공동 연구도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비상계획, 규제 책임, 항만 인프라, 이해관계자 간 협력체계 등이 검토됐다.

 

이번 핑크 코리도어는 이러한 연구를 유럽 단일 항만에서 대서양 횡단 양대 항만을 연결하는 운송회랑 개념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