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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MRO 호황에 부산 우암부두 '몸살'

4개 업체 동시에 MRO 이용 요청. BPA, 고심 끝 반려. 첫 전투함 MRO 향방 관심

  • 등록 2026.08.03 04:43:54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가 러시를 이루면서 부산 우암부두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호황으로 조선소 도크가 동이 난 상황에서 안벽 작업을 할 만한 곳으로 우암부두 만큼 적합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항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오션과 HJ중공업, 그리고 SK오션플랜트가 부산항만공사(BPA)에 오는 10월 1일부터 18일까지 우암부두 선석이용동의서를 요청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선석이용동의서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선석이용 요청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기간 국내 4개 조선플랜트 업체가 동시에 우암부두 이용을 희망하고 나선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한 소식통은 "국내 4개 업체가 우암부두에 몰린 것은 캐나다해군(Royal Canadian Navy)이 조만간 전투함 MRO 국제입찰을 할 예정이며 캐나다 측이 MRO 작업장소로 부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PA는 처음 요청서가 왔을 때만해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요청업체가 잇따르자 고심 끝에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BPA는 입찰도 하기 전 동의서를 발급하는 것이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국제입찰을 낙찰받아오면 그때는 우암부두 이용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BPA는 앞서 올 상반기에 HJ중공업에 우암부두 이용을 허가해 줬다가 지역 중소 해양플랜트업체들이 "왜 우리에게는 이용을 허가하지 않느냐"며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당시 BPA는 "요건을 제대로 갖춘 우암부두 이용 희망업체가 HJ중공업 밖에 없었고, HJ중공업이 내건 미군 함정 MRO가 국가적 사업임을 감안해 허가를 내줬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BPA가 이번에 조선업체들의 요청을 들어줬다가는 대기업만 챙기고 정작 지역의 중소업체는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 뻔한 상황이어서 BPA의 입지도 아주 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만업계는 현재 상황이 HJ중공업이 우암부두 이용을 허가받은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HJ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미 해군의 4만 톤급 군수지원함인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에 대한 MRO 작업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수행해 계약대로 3월 말 정비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이 때 미 해군이 MRO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추가적인 정비를 요청, 어쩔 수 없이 우암부두를 요청한 정황이 BPA의 인정을 받았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MRO가 거론될 때마다 우암부두 이용을 희망하는 조선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BPA가 허용기준을 잘 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암부두 이용 여부와 별도로 이번 캐나다해군의 전투함 MRO를 어느 업체가 가져갈 지에도 조선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그간 미 해군과 성사된 MRO는 전투함이 아니라 군수지원함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오션이 수주한 '유콘함'은 7함대 소속 급유함이며, HD현대중공업이 계약한 '앨런 셰퍼드함'은 7함대 소속 화물·탄약보급함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건은 약 10억 원 내외로 규모는 작지만 이를 따낼 경우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외국 전투함 MRO에 진출한 기업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