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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물류

호르무즈 통항량 3배 급증…이란, ‘선별 통과 허가’

中·印·日 선박 잇단 통과 승인. '정치외교 지렛대화' 분석

  • 등록 2026.05.16 07:23:20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란이 특정 국가 선박에 대해 선별적으로 통과를 허용하며 해협 통제력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인도·일본 등 주요 아시아 원유 수입국 선박에 대해 제한적 통항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통항 선박이 눈에 띄게 증가해,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은 38척으로, 5월 초 대비 약 3배 급증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최근 “중국 외교부와 주이란 중국대사의 요청에 따라 중국 유조선의 안전 통과를 허용했다”며 “이는 테헤란과 베이징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통과한 중국 VLCC 'Yuan Hua Yi호'는 30만 8,000dwt 규모로, 이라크산 원유 약 200만배럴을 적재한 채 항해를 재개했다. AIS(선박자동식별장치) 기준 이 선박은 이미 해협을 지나 아라비아해에 진입했다.

 

이란 측은 추가로 약 30척의 중국 선박이 안전 통과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와 일본 선박에 대한 통과 승인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 해운당국은 LPG운반선 'Symi호'와 'NV Sunshine호'가 13일부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도 언론은 현재까지 LPG운반선 10척과 원유유조선 1척이 이란 측 승인 하에 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역시 직접 외교 채널을 통해 통항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요청에 따라 선박 통과가 허가됐다”고 말했다.

 

일본 VLCC 'Eneos Endeavor호' 역시 AIS 기준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해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그러나 최근 통항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 중앙사령부(CENTCOM)도 “이란의 통과 허가는 제한적 성격에 불과하며 봉쇄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한국의 경우 여전히 이란의 비우호국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더 큰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조선 중개인은 “이란은 단순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 권한 자체를 정치·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선박 운임에는 전쟁위험할증료 뿐 아니라 정치적 리스크 프리미엄까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탱커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단순한 해상 병목이 아니라 정치적 통과권이 거래되는 지정학 무대로 변하고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원유·해운 시장의 변동성은 아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