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세대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 일정이 또다시 밀리며 미국 조선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 해군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 해군의 최신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급 항공모함 4번함인 'USS Doris Miller호'(CVN-81) 인도 시기가 기존 2032년에서 2034년으로 2년 연기됐다.
이번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는 숙련 인력 부족과 공급망 병목이 꼽힌다.
건조를 맡은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산하 뉴포트뉴스조선소(Newport News Shipbuilding)은 선행함인 'USS Enterprise호'(CVN-80)의 일정 지연 여파까지 동시에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핵심 기자재 납기 차질로 선체 블록 작업과 도크 운영 일정이 연쇄적으로 밀리면서 미 해군의 항공모함 건조 체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니미츠(Nimitz)급 항공모함이 평균 7~9년 안팎에 건조됐던 것과 달리 최근 포드급 항공모함은 15년 이상이 걸리는 초장기 프로젝트로 변하고 있다.
2번함인 'USS John F. Kennedy호'(CVN-79) 역시 약 16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첨단 전자장비와 전력 시스템, EMALS(전자식 사출기) 등 신규 기술 적용은 확대됐지만, 이를 실제로 생산하고 통합할 숙련 노동력과 공급망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 해군은 비용 절감을 위해 'USS Enterprise호'와 'USS Doris Miller호'를 묶는 블록 바이(Block Buy) 방식까지 도입했지만, 일정 지연과 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기대했던 절감 효과는 상당부분 희석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예산 부족이 아니라 생산능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핵추진 항공모함은 일반 상선과 달리 고난도 용접과 전력시스템 통합, 원자로 관련 공정 등 초고난도 생산 체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다.
그러나 미국 조선업계는 장기간 이어진 생산기반 약화와 숙련공 고령화, 협력업체 감소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일정 지연이 개별 프로젝트 차질을 넘어 미국 조선산업 전반의 생산구조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면서, K-조선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